🦷 이를 가는 아이, 코 고는 아이
― 단순한 잠버릇일까? 건강의 경고일까?
아이의 밤은 고요하고 편안해야 하는 시간이죠. 그런데 자려고 누운 아이의 방에서 ‘드르륵’ 하고 나는 소리에 놀라 문을 열어보면, 아이가 자는 중에 이를 갈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기도 해요. 또 자는 내내 코를 고는 아이의 숨소리에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요. 어른에게는 흔한 증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아이에게 나타난다면 조금 더 예민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건강이 보내는 조용한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 이를 가는 행동, 소아 이갈이 – 스트레스와 턱 구조까지
이를 가는 행동, 즉 ‘이갈이(Bruxism)’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 사이에서 은근히 자주 나타나는 수면 습관입니다. 이갈이는 심리적인 불안, 낮 동안의 긴장,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학습 부담이나 친구 관계에서의 갈등처럼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이, 밤 사이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답니다.
하지만 심리적 요인만 있는 건 아니에요. 턱관절의 위치가 맞지 않거나,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올라오는 시기처럼 치아 배열이 불안정할 때도 이갈이가 생길 수 있어요. 대한치과교정학회에 따르면, "이갈이가 반복될 경우 턱관절 장애나 교합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아침에 턱이 아프다고 하거나, 이갈이 소리가 매일 반복된다면 그냥 넘기기보다는 가까운 소아치과에서 교합 상태, 턱관절의 움직임, 성장단계 등을 진단받아 보는 것이 좋아요. 특히 유치기와 혼합치열기(6~12세) 시기의 아이들은 턱과 치아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간과하기 쉬운 또 하나의 원인이 있어요. 일반적으로는 드물지만, 기생충 감염이나 뇌파 이상 같은 생리적 요인도 아이의 이갈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과 이진수 교수팀의 임상 보고에 따르면, “야간 이갈이를 주요 증상으로 내원한 일부 아이들에게서 장내 기생충 감염이 확인되었고, 구충 치료 후 이갈이 증상이 호전된 사례도 있다”고 전합니다.
또한, 대한소아신경학회는 “이갈이가 반복되면서 수면 중 눈 떨림, 갑작스러운 팔다리 움직임, 자주 깨는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간질이나 수면 간질과 같은 신경계 질환의 전조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밀 뇌파 검사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이갈이가 단순한 습관처럼 보여도 빈도가 높거나 아침에 턱 통증이 있고, 다른 이상 증상과 함께 나타난다면, 꼭 소아과나 소아신경과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 괜찮은 경우일 수 있어요
- 스트레스나 긴장감이 일시적으로 높을 때 (예: 발표 날, 시험 전날)
- 영구치가 올라오고 유치가 빠질 때 잠깐 나타날 수 있어요
- 단발성 또는 주기적으로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경우
👉 이럴 땐 생활 습관을 점검하면서, 아이가 잠자기 전 안정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제일 좋아요.
예를 들어, 취침 1시간 전 TV나 자극적인 활동 줄이기, 따뜻한 목욕, 조용한 독서 등이 큰 도움이 된답니다^^
⚠️ 이럴 땐 병원 상담이 좋아요!
- 매일 반복되거나 잠드는 초반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되는 이갈이
- 이갈이 소리가 매우 심해서 옆에서 자는 사람이 깨는 정도
- 아침에 턱이나 머리가 아프다, 입을 열기 어려워한다
- 이갈이 외에도 이상한 움직임이나 잠버릇이 함께 보일 때
😴 코를 고는 아이들 – 그냥 코막힘일까요?
아이도 코를 골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비염, 아데노이드(인두편), 편도 비대 등으로 인해 수면 중 코를 골아요. 코골이는 단순한 비강 문제를 넘어서 수면무호흡증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어요.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에 따르면, “수면 중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현상이 반복되면, 산소 부족으로 인해 뇌 발달이나 집중력, 학습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해요.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성장이 한창인 아이에게 성장 호르몬 분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넘길 수 없어요.
- 자는 내내 입을 벌리고 호흡한다
- 코를 곤다
- 숨을 멈췄다가 갑자기 다시 쉰다
- 자고 일어난 뒤에도 피곤함을 느낀다
- 낮에도 집중을 못 하거나 졸린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이비인후과나 수면 클리닉에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 수면의 질이 아이 건강의 핵심
수면은 단순한 '잠'이 아닙니다. 아이의 몸과 뇌는 잠자는 동안 가장 활발하게 자라요. 특히 성장 호르몬은 밤 10시~새벽 2시 사이 깊은 수면 단계에서 주로 분비되기 때문에, 질 좋은 수면이야말로 성장과 정서 안정의 핵심이에요.
이갈이나 코골이, 입 벌리고 자기 등의 습관은 모두 ‘수면의 질’이 낮아졌다는 경고 신호일 수 있어요. 일찍 재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얼마나 깊이 자는지, 얼마나 편안히 자는지도 꼭 함께 살펴야 합니다.
📝 부모의 역할 – 관찰, 기록, 케어
부모는 아이의 건강을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존재입니다. 아이가 자는 동안 어떤 잠버릇이 있는지, 입을 벌리고 자는지, 이를 가는 소리는 어떤지 조용히 관찰해보세요. 매일 밤 몇 가지 항목을 체크하며 기록해두면 진료 시 큰 도움이 됩니다.
✔ 수면 체크리스트 예시
- 자는 동안 코를 고는가?
- 입을 벌리고 자는가?
- 이갈이 소리가 들리는가?
- 자고 일어난 뒤 턱이 아프다고 하나?
- 아침에 피곤하거나 무기력해 보이는가?

🌿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기기엔…
아이의 작은 잠버릇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아이의 몸이 보내는 섬세한 신호가 담겨 있을 수 있어요.
어른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의 몸은, 사소한 변화에도 조용히 반응합니다.
이갈이나 코골이처럼 밤마다 반복되는 작은 행동이 때로는 건강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는 만큼,
조기에 관찰하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건강한 수면은 곧 건강한 성장의 출발점입니다. 아이가 어떻게 자고 있는지를 사랑스럽게 바라봐주는 것,
그 잠버릇 하나하나에 마음을 기울이는 순간들이야말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가장 깊은 보살핌이겠지요.
오늘 밤, 우리 아이의 숨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여보세요. 말로 다 하지 못한 하루의 긴장과 피로가
그 고요한 밤의 소리 속에 담겨 있을 거예요.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아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될 거예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참고:
-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 수면무호흡증’
- 대한치과교정학회 ‘소아 이갈이와 턱관절 관리’
-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논문, 2021, ‘Bruxism in children and the role of parental management’
- 대한소아신경학회 공식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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